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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

노숙인 Care Package

by 멋진사촌언니 2024. 12. 10.

몇주전 추수감사절 전에 형제가 주일학교에서 노숙인들에게 편지를 써가지고 왔음. 노숙인 winter care package에 넣을려고 만든건데, 잘 하기도 했고 많이 만들기도 해서 하나씩을 집으로 보냈음. 보내면서 선생님께서 부모님이 돈좀 같이 해서 노숙인 만나면 같이 드리면 좋을 것 같다고…

돈은 평소에도 잘 드리는 편이라 우리는 따로 Care package를 만들어 보았음. 물도 몇병 넣고, 과자랑 사탕, 우유, 주스, 젤리, 휴지, 물티슈, 생리대, 지갑에 돈도 좀 넣고, 썬글라스, 반창고,  성경말씀카드, 볼펜, 손전등, 공책 등등 할턴 필요할만한건 다 넣어서 간단한 백팩에 넣었음. 물론 형제가 쓴 편지도 넣었고…

그리고 추수감사절 지나고 여태까지 노숙인을 만날 일이 없었음… 좋은데서 살고 좋은데서 일하고 그 사이에 좋은 동네로만 다니니까…

그러다 오늘 한달에 한번 노숙인 배식봉사 가는 날이었음. 어제 형제가, 아직도 이거 차에 그대로 있네 그러길래, 만날일이 없었다, 내일 봉사 가면 주겠다. 생리대를 넣었으니, 여자여야 하고, 그냥 가난해서 거기 밥 먹으러 오는 사람이 아니고, 진짜 노숙하는 사람에게 주겠다고 얘기를 했음… 그치만 그냥 보고 그사람이 진짜 노숙인 인지 아닌지 알수가 없으니 그냥 그렇게 말만하고 잘 보면 알수도 있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했음.

오늘 배식봉사 가서 봉사장소 앞에 주차를 하는데, 신기하게 그 바로 앞 나무 밑에 누가 누워서 자는거임, 아무래도 여성인것 같아서 가까이 가서 보니 여자분이었음, 아직 젊은 나이라 생리대와 팬티라이너가 필요할 것 같은… 바로 차에서 꺼내서 가방째 드리는데… 받자 마자 성호경을 그으시는거임… 순간 정말 놀랐고, 하느님 손발이 되어 돕는 기분 들어서 그 자체가 어마어마한 칭찬으로 느껴졌음..

그러다 배식하는데, 어떤분이 들어오시는데, 나는 앞에서 손 세정제 뿌려주는걸 하고 있었거든, 손 세정제를 받아서 머리에 바르시는거임. 한번 더 짜드리니 세수를하고, 몇번이나 펌프질을 해드렸음. 그러고 마지막에 손 소독하고 입장하시는데, 양말만 신고 있는데, 발톱이 길어서 구멍이 나고 신발은 신지 않고 있었음.

순간, 내가 신은 신발을 벗어서 드리고 싶었음. 어떤 성인이 어깨에 두르고 있던 망토를 반 잘라 헐벗은 노숙인에게 주었더니 예수님께서 꿈에 그거 입고 나타나서 내친구 아무개가 준거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생각났음.

이걸 벗어서 드리고 내가 나중에 차까지 조금만 맨발로 가면 될텐데 싶으면서도, 너무 오바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다음 순간 운동할 때 신으려고 차에 가지고 다니는 다른 신발이 생각났음. 손 세정제를 잠시 두고 차에 가서 신발을 갈아 신고, 신고 있던 어그 슬리퍼를 손에 들고 돌아와 밖으로 나가 그분 앞에 내려놓았음…

내 신발은 작았지만 발을 거기 구겨 넣고, 신발이 작아서 미안하다고, 하지만 맨발보다는 나을꺼라고하고 들어왔음.

신발도 없이 길에서 살고 그 길어진 발톱이 자꾸만 생각나 가슴이 계속 불편했음…

그래서 집에와서 예전에 누군가가 여행갔다가 기념품으로 선물한 손톱깎이를 찾아서, 신던 신발 한켤례를 넣고, 물도 두병, 반창고, 캔디랑 젤리를 넣고 새 Care package를 만들었음…

그 분을 또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음, 하지만, 그런 사람을 또 언제 만날지 몰라 대비하는 거라고나할까…?

오늘밤 꿈에 예수님께서 내 작은 어그슬리퍼에 발을 구겨넣고 나타나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