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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

길고양이 모건 구출기 day 0

by 멋진사촌언니 2022. 8. 2.

 어제 병원에 어떤분께서 길에서 주웠다며 고양이 세마리를 데려오셨다. 셋중에 둘은 그래도 컨디션이 아주 나쁘지 않았으나, 한마리는 거의 다른 형제들 1/3 싸이즈에, 눈은 눈꼽으로 닫혀있고, 앞다리는 거의 움직이지도 못하고, 저혈당 때문인지 신경증상으로 머리를 이상하게 움직이는 1/2파운드의 고냥이. 다른 두마리는 암컷 이녀석만 수컷, 어디서 굴러다니다 왔는지, 아스팔트 공사장에서 굴러다니다 왔는지, 귀안과 발톱 피부에 시커먼 뭔가가 잔뜩 묻어있다. 두마리는 구충제, 안약, 처방식, 면역강화제, 눈 세정액, 분변검사, 유산균제 해서 보내면 괜찮을 것 같았다 - 진료중에 밥을 주니 잘 먹었음 - 그런데 이녀석은 그냥 보내면 죽을 것 같았다. 얜 24시간 수의사의 케어가 필요한 아이인데, 주워온 더러운 고양이를 천불 이천불 들여서 24케어를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웬만하면 그냥 보내려고 했으나, 그냥 보내면 죽을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보호자에게 전화를 했고 - 전염병이 있을 지 몰라, 진료실이 아니라 isolation room에서 진료를 한 상황이라 보호자는 뒷문 앞에서 기다리는 상황이었음 - 보호자에게 물었다,

'이 고양이는 24시간 수의사 케어가 필요한데, 내가 킵해도 될까?'

조심스럽게 돌아오는 대답 '얼마야~?'

'아니 내가 이 고양이 가져도 되겠니?'

'응 그럼 나는 고맙지'

'응 그럼 나머지 두마리의 상태랑 치료 계획만 설명할게, 설명.... 설명...'

테크니션에게 포기 각서에 싸인 받으라고 시키고...

자 나는 이제 무얼 해야할까? 이 아이는 혼자 밥을 먹지 못했다. 밥을 먹였다. 처방식에 물을 섞어 주사기로 줘보았다. 삼키질 않는다.

피딩튜브를 주사기에 연결해 식도~위장까지 음식을 넣어 주었다. 구충제를 먹였다. 항생제 주사를 주었다. - 뭐가 있을지 몰라서... 다행히 체온은 낮을것 같은데 정상이다. 난 다섯시에 퇴근을 한다. 다섯시 이후에 계속 케어를 하려면 집에 데려가야하고, 그러려면 가족들, 특히 남편의 허락이 필요하다. 일단 더러운 상태로 불쌍한 사진을 찍었다. 남편한테 보냈다.

'누가 내 차에 죽어가는 고양이를 버리고 갔어' 

'차 밖에?'

더 설명하다간 거짓말 들통난다. 화제 전환...

'고양이가 혼자 먹지도 못하고 냅두면 죽을것 같은데... 기생충도 있는거 같고, 밥도 혼자 못먹어... 블라 블라...'

더이상 대답이 없다. 우리 남편은 역시 맘씨가 착하다. 걍 넘어가려는 듯...

따뜻한 물로 대충 목욕을 시켰다. 직원을 시켜 털 말리고... 아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일이 손에 잘 안잡힌다.

조금 후에 가보니 고양이가 똥을 쌌다. 분변검사 샘플로 채취! 일단 먹고 싸면 다행인거니까... 변에 tapeworm segment가 붙어있긴 하지만 똥 자체는 정상이다. 오히려 좀 dry한 편

그 사이에 파일을 내 밑으로 옮기고, hydration supplement도 챙기고, 안약도 넣고. 눈은 씻기고 안약 한번 넣으니 멀쩡하다.

퇴근시간, 고양이 짐을 챙기고 고양이를 작은 pet bed에 챙겨서 퇴근!

아드님 픽업!, 아드님은 얼마전에 고양이 집에 대려오는거 반대라고 했던 경력이있으셔서 걱정했는데, 보자마자 좋아하는 듯 하다. 

집 도착! 

 

아 참 고양이 이름은 모건이라 지었는데, 아드님은 QQ라고 하고 싶으시다고... 우리 개 찰리는 보자마자 핥아주기 바쁘다. 처음엔 좀 걱정이 됐는데, 엄마 고양이가 있었다면 저렇게 핥아줬을 건데라고 생각하며 그냥 맘 편이 생각하고 내버려 두기로 했다. 고양이 혀에비해 찰리는 침이 많아 체온이 떨어질까 걱정이었는데, 다행히도 이 아이는 체온 유지는 잘 된다.

저녁약속이 있어 나가야 했는데, 가기 전에 밥 한번 먹이고, 찰리를 아직은 신뢰할 수 없어서, 케이지에 고양이 넣어두고 다녀옴. 다녀오니 regurgitation이 있었으나, 먹인걸 다 토하진 않았고, 내가 좀 많이 먹여 그런것 같아 많이 걱정은 안함, 체온 좋음.

아드님은 좋은 생각이 있다고, 하느님이 이 고양이를 살려줄 수 있게 우리가 기도를 해야하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기도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에 올려서 다들 기도해달라고 부탁을 해보자고...

 

자 그래서 이 비디오를 찍어서 이모들에게 고모할머니에게 쫙 뿌린다. 기도해줄만한 분들로 선정하여... 

잘시간, 밥 한번 더 먹이고 우리도 기도하고 잠. 

아침에 일어나서 아 얘가 죽어있으면 어쩌지 하며 확인, 체온 정상, 똥 하나, 소변 하나, 소량의 regurgitation. 아주 좋음... 

자 그리고 이 포스팅을 올린다. 누군가가 더 본다면 기도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 냥이가 살아날지 죽을지 정말 모르겠었는데, 하루가 지나니 희망이 좀 더 커졌다. 

그럼 이만~ 혹시나 이 글을 보신다면 우리 Morgan QQ를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